저에겐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부족합니다.

 

생김새뿐만 아니라 목소리, 체형 모든 게 객관적으로 봐도 주관적으로 보아도 부족한 것을 잘 압니다.

 

제가 그래서 사람들 사귐에 있어 누구보다 착해져야 하고 똑부러지게 해야 하는 것이 제가 살아갈 길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.

 

참, 사춘기 시절의 소녀도 아니고 다 크고 나서 이런 고민을 한다니 철 없어 보일지도 모릅니다. 쓸모없는 눈치가 빠름은 이러한 철없음을 만들었습니다. 주변 사람들의 시선, 똑똑히 들리던 귓속말, 함께 하는 듯 하지만 이성문제에 대한 소외. 나는 모르는 척 하지만 잘 알고 있습니다.

 

소설 속 비운의 주인공처럼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, 성장해가면서 점점 망가지는 나를 보며 마음 또한 점점 작아지고 추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. 언젠가부터 나 스스로에 대한 실망과 어둠이 마음을 잠식해가고 있습니다.

 

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법을 잘 알지 못합니다. 몇 번의 상처 이후에 닫힌 마음은 여전히 닫혀 있습니다. 그 덕분에 아주 가끔 나에게 다가온 당신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나는 여전히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.

 

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. 하지만 나는 그 심히 꼬여버린 실타래를 푸는 것을 포기해버린 어린아이일지도 모릅니다. 나는 여전히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. 나를 좋아하고 인정하기 전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말 것. 앞 선 전제를 해결하기가 저에게는 너무나도 벅찬 일입니다.

 

그래도 소설에서라도 나를 대신해 말해주다니 너무나도 기쁩니다. 이렇게 진지하게 성찰을 하게 해준 편지글에 감사할 따름입니다. 아무에게도 말 하지 못한 것을 글이라도 써 내려가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풀립니다. 적어도 어제 오늘의 나보단 내일의 나를 싫어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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